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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전에는 사실 이게 '오멘'이나 '주온'같은 심령/공포/호러(귀신나오는 그런거)인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미스테리 스릴러가 맞는 것 같다.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홀로 꿋꿋하게 10시45분 대학로CGV에서 봤는데, 커플들 일색이었다. -_- 영화가 뭐랄까 대놓고 무섭다기 보다는, 여자아이가 저렇게까지 주도면밀하고 악랄하고 사악할 수 있구나 하는데서 오는 공포감이 온몸을 지배하기 때문에 꽤나 무서웠는데, 같이 본 여성관객들도 영화가 끝나고 힘들어하고 표정으로 영화관을 떠나더라.
스토리가 전개되는 중간 중간 보이는 가족들의 사는 모습에서, 참 편하고 안락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는 생각을 했다. 외곽에 적당히 떨어진 주거 지역 위치, 부모들의 각각의 자가용, 복층 구조의 주차장이 딸린 집, 인테리어도 멋지고, 개인 식물원도 갖추고 있고 주위를 둘러싼 산과 호수는 아이들의 멋진 놀이터, 남자애 하나, 귀여운 딸 하나, 재택 근무 가능한 직업, 그럼에도 수익은 많고, 짤리거나 그만 둬도 고급 직종이라 따로 직업을 구할 걱정에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되는 우월함. 하긴 저런 걱정없는 환경이니 세번째 애를 가질 생각도 했고 입양할 생각도 할 수 있겠다.
가끔씩 내용 전개 중에 일부러 놀래키려고(관객들을 겁주려고) 극악의 소리와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가 좀 작위적이라고 느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도 참 매력적이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엄마 역할의 '케이트'는 등장인물의 관계에서 가장 중심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괜찮은 연기였던 것 같다. 실제 청각장애가 있다는 '맥스'는 존재 자체만으로 스토리에 현실감을 줬다. 참, 애기가 너무 귀엽고 이쁜데, 청각장애라니 안타깝다. 아, 그리고 애기의 실제 이름이 아리아나 엔지니어(Aryana Engineer)인데, 미국 성의 유래가 좀 막장이라고는 해도 엔지니어는 첨보는 것 같다. 암튼 미국 내에서도 되게 독특한 성일듯... '에스더' 역할의 아이는 97년생 학생인 주제에 저런 연기를 보여주다니, 앞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의사 역할로 나온 여자분 어디서 낯이 익다 했더니 '덱스터'에서 경찰서 직원으로 나오던 아주머니였다.
이 영화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꽤나 괜찮은 것 같아서 내 블로그에 남긴 영화 평들을 봤는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다음으로 제일 괜찮았지 않나 싶다. 별을 주자면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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